노이즈캔슬링(ANC) 원리 완전 정리 — 왜 같은 ANC인데 성능 차이가 클까?
에디터 제이미
테크 에디터
ANC 켰는데, 왜 사람 목소리는 그대로 들릴까?
노이즈캔슬링 이어폰이나 헤드폰을 처음 써보면 놀랍습니다. 비행기 엔진 소리, 지하철 주행음 같은 저음이 확 줄어드니까요. 그런데 옆 사람 대화, 키보드 타이핑 소리는 여전히 잘 들립니다.
이건 고장이 아닙니다. ANC의 물리적 원리 자체가 저주파에 최적화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같은 ANC인데 10만원짜리와 40만원짜리의 차단 성능이 왜 다른지, 그 차이가 어디서 오는지 정리했습니다.
ANC의 핵심은 역위상 파형으로 소음을 상쇄하는 것 — 저주파일수록 효과가 크다
피드포워드, 피드백, 하이브리드 3가지 방식 중 하이브리드가 가장 효과적이다
같은 하이브리드 ANC라도 칩셋(QN2, H2, 자체칩)에 따라 차단 성능이 최대 15dB 차이난다
역위상 원리 — ANC는 어떻게 소음을 지우나
소리는 공기의 진동, 즉 파형(wave)입니다. ANC는 이 파형을 실시간으로 분석한 뒤, **정확히 반대되는 파형(역위상, Anti-Phase)**을 생성해서 원래 소음과 합칩니다. 파형과 역위상이 만나면 서로 상쇄되어 소리가 줄어드는데, 이것을 **간섭 소거(Destructive Interference)**라고 합니다.
원리는 단순하지만, 실행은 어렵습니다. 외부 소음을 마이크로 수집하고, 칩셋이 수 밀리초 안에 역위상 신호를 계산해서 스피커로 내보내야 합니다. 이 과정이 조금이라도 느리거나 부정확하면 소음이 제대로 상쇄되지 않습니다.
3가지 ANC 방식 비교
ANC는 마이크 위치와 처리 방식에 따라 3가지로 나뉩니다.
피드포워드 (Feedforward)
이어폰 외부에 마이크를 배치합니다. 소음이 귀에 도달하기 전에 미리 수집해서 역위상을 만듭니다. 반응 속도가 빠르고 구조가 단순하지만, 귀 안에서 실제로 들리는 소리와 차이가 생길 수 있어 정밀도가 낮습니다.
피드백 (Feedback)
이어폰 내부에 마이크를 배치합니다. 사용자가 실제로 듣는 소리를 기반으로 역위상을 만들기 때문에 정밀도가 높습니다. 하지만 이미 귀에 들어온 소리를 처리하는 방식이라, 반응이 느리면 하울링(삐 소리)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하이브리드 (Hybrid)
외부 마이크와 내부 마이크를 모두 사용합니다. 외부에서 먼저 소음을 잡고, 내부에서 남은 소음을 한 번 더 처리합니다. 가장 효과적이지만, 마이크 2개 이상과 고성능 칩셋이 필요해서 원가가 높습니다.
| 방식 | 마이크 위치 | 장점 | 단점 | 탑재 가격대 |
|---|---|---|---|---|
| 피드포워드 | 외부 | 빠른 반응, 단순 구조 | 정밀도 낮음 | 5~10만원 |
| 피드백 | 내부 | 높은 정밀도 | 하울링 리스크 | 10~15만원 |
| 하이브리드 | 외부+내부 | 최고 차단 성능 | 원가 높음, 전력 소모 | 15만원 이상 |
현재 20만원 이상 프리미엄 제품은 대부분 하이브리드입니다. 10만원 이하에서 ANC를 광고할 경우, 피드포워드 단독인 경우가 많으므로 방식 확인이 중요합니다.
주파수별 차단 성능 — 저주파는 잘 막고, 고주파는 한계
ANC가 잘 차단하는 소음과 못 차단하는 소음이 있습니다. 이건 물리적 한계입니다.
저주파(50~500Hz): 비행기 엔진음, 에어컨 소음, 지하철 주행음 등. 파형이 길고 규칙적이어서 역위상을 정확하게 만들기 쉽습니다. ANC가 가장 효과적인 영역으로, 프리미엄 제품은 이 대역에서 25~45dB 수준의 소음 감소를 달성합니다.
중주파(500Hz~2kHz): 사람 목소리, 사무실 소음 등. 파형이 복잡하고 불규칙적이라 역위상 계산이 어렵습니다. ANC로 약 10~20dB 감소가 가능하지만, 대화 내용이 완전히 사라지지는 않습니다.
고주파(2kHz 이상): 키보드 타자음, 알림음, 유리 깨지는 소리 등. 파형이 짧고 갑작스러워서 역위상을 실시간으로 생성하기 거의 불가능합니다. 이 영역은 ANC보다 **이어팁의 물리적 밀폐(패시브 차단)**가 더 중요합니다.
rtings.com의 측정 데이터를 보면, 프리미엄 ANC 제품의 경우 200Hz 부근에서 최대 40dB 이상 차단하지만, 2kHz 이상에서는 10dB 미만으로 급격히 효과가 떨어집니다.
ANC 칩셋이 성능을 결정한다
ANC 성능의 핵심은 결국 칩셋의 처리 속도와 알고리즘입니다. 같은 하이브리드 방식이라도 칩셋에 따라 차단 성능이 크게 달라집니다.
| 칩셋 | 탑재 제품 | ANC 차단 수준 (rtings 기준) | 특징 |
|---|---|---|---|
| 소니 V2 (QN2 후속) | WH-1000XM5, WF-1000XM5 | 최대 약 45dB (저주파) | 적응형 ANC, 바람소리 감지 |
| 애플 H2 | 에어팟 프로 2 | 최대 약 38dB (저주파) | 적응형 투명모드, 대화 감지 |
| 퀄컴 QCC5181 | 각종 안드로이드 이어폰 | 약 25~35dB (제조사 튜닝에 따라) | aptX Adaptive 통합 |
| 삼성 자체칩 | 갤럭시 버즈 3 프로 | 약 35dB (저주파) | 갤럭시 생태계 최적화 |
소니 V2와 애플 H2가 ANC 성능에서 선두를 달리고 있습니다. 퀄컴 기반 제품은 제조사 튜닝에 따라 편차가 큽니다. 칩셋이 같아도 마이크 품질과 이어팁 밀폐력에 따라 체감은 달라집니다.
ANC 선택 시 체크포인트
- ANC 방식 확인: 하이브리드인지, 피드포워드 단독인지 스펙을 꼭 확인하세요
- 사용 환경 고려: 비행기, 지하철 등 저주파 소음이 많은 환경이라면 ANC 투자 가치가 높습니다
- 이어팁 핏: ANC 성능의 30~40%는 이어팁 밀폐에서 옵니다. 좋은 ANC도 이어팁이 헐거우면 무용지물입니다
- 배터리 소모: ANC 사용 시 배터리 소모가 30~50% 증가합니다. 장시간 사용이면 배터리 스펙을 확인하세요
- 투명 모드 품질: ANC 못지않게 투명 모드의 자연스러움도 중요합니다
데이터 분석 기반
이 분석은 위 데이터를 종합하여 MABRO 데이터 엔진이 생성하고, 에디터 제이미가 사실 관계와 기술적 정확성을 검수했습니다.
결론: ANC는 마법이 아니라 물리학이다
ANC가 모든 소음을 완벽하게 차단하는 기술은 아닙니다. 저주파에 강하고 고주파에 약한 물리적 한계가 있습니다. 하지만 그 한계 안에서도 칩셋, 마이크 배치, 알고리즘 튜닝에 따라 성능 차이가 큽니다.
ANC 제품을 고를 때 "ANC 탑재"라는 문구만 보지 마세요. 하이브리드 방식인지, 어떤 칩셋을 쓰는지, rtings.com 같은 독립 측정에서 실제 차단 수치가 어떤지 확인하는 것이 현명한 선택입니다.
비행기와 지하철에서 조용한 나만의 공간이 필요하다면, ANC는 분명 투자할 가치가 있는 기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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